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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트랜튼 체이스(Richard Treton Chase)

알콩달콩아빠 2022. 5. 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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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의 강림 - 리차드 트랜튼 체이스(Richard Treton Chase)

 

 

 

 

1978년 미국 전역을 공포에 도가니로 몰아넣은 연쇄범죄이 발생한다. 범인은 시간하진 않았지만 명백하게 "쾌락범죄"의 흔적을 남겼으며, 여러 범죄에서 공통적으로 "피를 마신 흔적"이 발견되었다.

 

 

리차드 트렌튼 체이스.

 

그는 1950년 5월 23일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으로는 부모님과 여동생이있었으며, 이른바 착하고 말 잘 듣는 평범한 아들이었다.

이런 그가 변하기 시작한 건 부모의 갖은 싸움으로 인한 가정불화가 시작된 10살 무렵이었는데, 그 즈음부터 릭은 고양이들을 죽이거나,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기도 했다.

 

사춘기에 일반적인 소년들처럼 여러 명의 소녀와 데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그는 발기가 종종 되지 않았고 이에 그는 섹스에 대한 흥미를 잃었으며 자신의 발기불능을 비웃는 소녀들을 여럿 겪으며 심리적으로 강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그는 18세가 가까워오자 발기불능으로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았는데 이때 만난 의사는 그에게 적절한 치료방법이나 약물복용 혹은 입원치료를 권하지 않았다.

부모가 살던 집에서 독립해 친구의 집을 전전하던 그는 마약에 완전히 중독되어있었고 더구나 이상하리만치 해괴한 행동들을 했기에 친구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고, 친구들은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의 해괴한 행동에 대해 한가지 사례를 들자면,

언젠가 친구의 집에 있던 릭은 침실 벽장에 못질을 해대고 있었다. 이에 화가 난 친구가 뭐하는 거냐 물으니

"벽장 안에 지금 사람들이 가득 있는데, 이 사람들이 날 꼬드겨서 우주를 침공하려고 하고있어. 그래서 내가 지금 그걸 사전에 막는거야. 이곳에 못질해두면 들어오지 못할테고 그럼 날 꼬시지 못할 것 아냐."

라고 말했다 한다.

 

훗날 연방수사관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토대로 보면 릭의 피해망상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어렸을 적 그는 종종 크고 작은 방화를 일으켰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이웃들은 날 괴롭히고 비웃는 걸 즐겼어요. 그들은 눈빛만으로도 나의 피를 빨아먹기 충분했기 때문에 난 늘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어느 날, 제가 멍하니 창을 보는데 갑자기 목이 타면서 피가 빨리는 느낌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웃집 할머니가 창에서 날 쏘아보고 있잖아요? 화가 났어요. 이대로 당할 순 없다고 생각해서 앙갚음으로 불을 질렀죠."

 

릭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9년엔 몇 달간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2년제 단과 대학에 진학했으나 친구들과 어울려야하는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중퇴했으며, 1972년엔 유타 주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릭은 술을 끊었지만 다음 해 또 다시 체포되는 일이 발생한다.

어느 날 릭은 젊은이들의 파티가 있던 한 아파트에 초대없이 출입한다. 그곳에서 한 여성을 성추행하려다가 실패해 쫓겨났었는데, 다시금 출입을 시도하던 릭을 사람들이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그 과정에서 그의 허리춤에 숨겨놓았던 22구경 권총이 떨어지면서 무면허 총기소지 및 체포거부로 벌금 50달러를 물게 된다. 이를 계기로 릭은 점점 더 자신을 혼자만의 공간에 가두게 된다.

 

그러던 그가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결국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살기 시작했는데 1976년에 요양소에 입원을 하기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는 자신의 정맥에 토끼의 피를 수혈하려다 부모에게 발각되었던 것이다.

 

훗날 연방수사관들이 탐문과정에서 이 요양소에 환자였던 릭에 대해 묻자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소름끼치는 환자" 라고 말했다.

 

그는 새를 잡아 새의 머리를 뜯어먹고 얼굴과 셔츠에 피를 묻히고 돌아다니거나, 일기장에는 작은 동물들을 죽인 후 그 피를 맛본 후기들을 아주 꼼꼼하게 묘사해 적어놓았다고 한다. 이런 릭의 해괴한 행동에 몇몇 간호보조사들은 그를 "드라큘라"라고 부르기도 했고, 몇몇은 릭이 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그만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 무렵부터 릭은 자신의 피가 점차 가루로 변하고 있다고 믿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동물들의 피를 섭취해야만 자신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 잡히게 된다. 그런데, 그를 진료했던 의사에 의해 간호사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릭은 퇴원과 통원치료를 하라는 진단을 받고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렇게 1977년 요양소를 퇴소한 릭은 정신병력으로 매달 지급되는 장애연금을 가지고 어머니가 얻어 준 아파트에 혼자 살게 된다.

 

훗날, 그를 범죄자로 만들었던 이유 중 하나로 FBI는 릭의 어머니를 꼽았는데, 그녀는 정신분열증 환자를 만드는 전형적인 어머니상이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의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매우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적대적이며, 다른 사람들을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어려부터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에게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았다고 악을 쓰고, 릭에게 마약을 복용한다며 몰아붙이고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요양소를 나온 1977년 8월 레이크 타호 지역에서 동물들의 피를 구하던 릭은 이제 본격적으로 쾌락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 해 9월 어머니와 심한 말다툼을 한 릭은 어머니의 고양이를 죽인 후로 미국동물애호협회에서 마리당 15달러씩을 지불하고 개를 사들여 죽이기도 하고 11월에는 레브라도 종 강아지를 판다는 지역신문광고를 보고 찾아가 개를 사오기도 했으며, 동네 주변 개들을 몰래 훔치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12월 8일에 정신병력을 숨기고 22구경 권총을 구입하게 된다. 더구나 사격 연습까지도 실시했다.

 

그리고 그는 파레스 가족중 그리핀의 가슴에 권총을 발사하며 첫 범죄을 하게 된다.

1977년 12월 29일 연말 파티를 준비하려고 아내와 함께 쇼핑 후 집으로 돌아온 그리판은 차를 차고에 넣으러 들어가고 아내는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순간 팡하는 폭발음 같은 것이 들렸고 이에 놀란 그리핀이 집으로 들어가자 자신의 가슴으로 꽂힌 한발의 총알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더구나 그날 탐문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그날 오후, 갈색 폰티악을 탄 20대 중반의 갈색 머리 사내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자신에게 총을 쏘았다는 신고를 접수하게 되고, 그리핀의 집 근처에 살고 있는 한 여자의 집이 이틀 전에 총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뱀파이어의 범죄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1978년 1월 23일 월요일 저녁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임신 3개월이던 테레사 월린(당시 22세)이 남편 데이비드 월린(당시 24세)에게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됐다.

 

테레사는 가슴에서부터 배꼽에 이르기까지 칼로 깊게 그어 개복되어있었고, 창자의 일부가 비어있었으며, 외부로 꺼내진 내장은 일부가 잘려있었다.

왼쪽 가슴은 칼에 의한 자상들이 난자했으며 자상의 안쪽은 칼로 휘저은 흔적도 발견되었다.

더구나 시신의 입 안엔 동물들의 배설물이 가득 차 있었고, 범인은 그녀의 피를 요구르트병에 담아 마신 증거가 발견되었다.

 

이 시신을 두고 미국 FBI는 명백한 "쾌락범죄(sexual honicide)"이라 단정지었다.

 



피해자 테레사 월린

 



사건 현장

 

 

 

 

 

1978년 1월 26일 목요일, 테레사의 사건이 있은 지 고작 3일이 지난 이날 오후 12시 30분 경 테레사의 집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한 교외주택에서 이웃사람에 의해 세 구의 시신이 발견된다.

 

세 구의 시신은 집 주인 에블린과 그녀의 친구인 대니, 그리고 그녀의 아들 제이슨이었다.

 

경찰이 처음 마주한 시신은 대니(당시 51세)였다. 대니는 현관 복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있었다. 욕실의 욕조엔 핏물이 가득차 있었다. 경찰이 아직 살피지 않은 이층 침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엔 테레사의 시신과 견줄 만큼의 참혹한 시신과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간간히 토악질을 해대는 경관들도 보였을 만큼 현장은 참혹했다.

 

침대 위에는 발가볏겨진 에블린이 다리를 벌린 채 죽어있었는데, 사인은 물론 머리에 난 총상이었고, 죽은 후 배를 갈라 내장이 삐져나와 있었다.

범인은 에블린을 뒤에서 강간했고 칼로 항문을 수차레 찔러 자궁 또한 말할 수 없을 만큼 손상을 입혔다. 뿐만 아니라, 목과 얼굴에도 여러번의 자상이 발견되었고 눈알을 빼려는 시도 있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의 직장 안에서 다량의 정액이 검출되었다. 더구나 테레사의 사건과 마찬가지로 요쿠르트병으로 피를 마신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침대 옆에는 6살 난 제이슨이 머리에 총 두 발을 맞은 체 즉사해있었다.

 

한참 현장을 파악하던 경찰들 앞으로 카렌이라는 여자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그녀를 제지하는 경찰들에게 그녀는 울며 악을 썼다.

 

"오늘 아침에 아들을 숙모인 에블린에게 맡겼어요!! 내 아이가!! 내아이가 죽었을지도 몰라요!! 제발!! 제발 찾아주세요!!"

 

그녀에 말대로 갖난아이용 침대를 찾아보니 아이는 없었고 베개는 피에 흠뻑 젖어있는 것을 발견한 경찰은 서둘러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갓난아이인 페리에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페리에라 

 

 

에블린의 집



에블린

 



제이슨

 

 

 

범인의 살해수법이 날로 잔인해지고 있었다. 경찰들의 더딘 수사로 인해 당국은 FBI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후, 프로파일링이라는 생소한 범죄수사를 시작한다.

 

프로파일러들은 수사의 쟁점을 네가지로 앞축되었다.

 

첫째, 범인은 피해자들의 선택에 있어 비계획적이다. 일반적인 연쇄범과는 정반대의 유형이었다.

범행의 장소, 시간등도 종잡을 수 없다. 대상의 성별, 나이 또한 무관하며, 사체 강간 방식도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고 사체 강간의 여부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사건 현장에 전시를 하듯 여기저기 벌린 것으로 보아 비뚤어진 영웅심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범인은 그저 무심하고 평소에도 지저분하고 불결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범죄가 이스트 새크라멘토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이 지역 주변 거주자일 확률이 높다.

 

넷째, 범인은 피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고로 정신병력의 환자이거나, 또는 마약상습복용자일 것이다.

 

남겨진 흔적들로 인해 위와 같은 가설이 제기되었고 이를 토대로 당시 수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 로버트 K. 레슬러는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작성한다.

 

"백인 남성. 25~27세 가량으로 추정. 영양실조 환자처럼 깡마른 외모에 극히 지저분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범죄 흔적이 발견될지도 모름. 정신병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 마약복용 경험 있음. 남녀를 불문하고 교제가 거의 없는 외톨이 형. 혼자 살고,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낼 것으로 추정. 실직상태. 어떠한 형태로든 장애인 연금으로 연명할 가능성. 동거인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나 끽해야 부모 정도. 군 복무 경험이 없을 것으로 추정. 고교, 또는 대학 중퇴. 혹은 중증피해망상 환자로 예상."

 

 

 

 

이 프로파일링을 토대로 범인의 윤곽이 잡혔고 후에 잡힌 범인은 프로파일링과 90%일치했다고 한다.

 

 

 

 

레슬러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65명의 경찰관들이 범인이 버려둔 차량을 기준으로 반경 800미터 주변을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를 본 것 같다는 제보를 듣게 된다.  

 

1978년 1월 28일 토요일

 

당시 지역에 옷에 피가 묻어있는 남자를 조심하라는 권고성 경계령이 나돌고 있던 터라 낸시는 그와의 만남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리처드 트렌튼 체이스에요. 저랑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그녀는 비교적 침착하려 애썼지만 불결한 것을 본 얼굴로 덜덜 떨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날은 카운티 빌리지 쇼핑 센터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었어요. 집중을 하느라 크게 신경을 쓰지않았는데 어떤 지저분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의 남자가 제게 걸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놀라서 피하려고 하는데 그 남자가 저를 가로막았어요 그러더니 대뜸 '너 커트가 죽었을 때 오토바이 타고 있었지?' 라고 묻는게 아니겠어요? 놀라서 누구냐고 물었는데 그 남자가 릭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잖아요. 아, 우린 그를 릭이라고 불렀어요. 정말 놀랬죠. 그는 좀 이상하긴 했어도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용모가 꽤나 단정했다고 기억하는데다 나름 잘생긴 이목구비때문에 제가 종종 바라보곤 했던 남자였거든요. 그가 그렇게 변한 걸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안타까웠어요. 그가 정신병원에 입원앴다는 소식을 끝으로 그에 대한 소식을 들은 적은 없었거든요.

옷엔 토마토캐첩이라도 쏟은 듯 울긋불긋한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몇 달은 감지 않은 듯 새집같아보였어요. 누런 이에서는 악취가 풍겨져서 저도 모르게 코를 막을 정도인데다 손톱에 낀 떼는 정말.. 어휴..

뭔가 불결한 걸 본 것 마냥, 저는 그를 피하게 됐어요. 도저히 연민을 품고서라도 그를 봐줄 수 없었거든요.

제가 차에 오르자 그가 제 차를 따라서 타려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제가 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차를 출발시켰어요. 백미러로 그를 봤는데 한참을 중얼거리며 저를 노려보고있었어요. 그 소름끼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그리고 집에 와서 TV를 틀었는데 경찰에서 연쇄범죄의 스케치를 방송하고 있었고, 그걸 보는 순간 전 얼음이 됐어요.

그 스케치는 그냥 딱!! 릭이었어요."

 

낸시의 신고로 경찰은 바로 리처드 트렌튼 체이스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에 들어갔다. 그는 정신병력이 있고, 불법 무기소지 혐의와 마약복용으로 인해 체포된 경력도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들은 그의 아파트를 급습했다.

 

용의자는 처음 아파트로 찾아가 노크할 당시 쥐죽은 듯 아무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경찰이 돌아가는 체하자 손에 상자를 들고 자기 차를 향해 걸어가다가 잡혔다.

그는 오렌지색 파카와 신발에는 검은 얼굴들이 잔뜩 묻어 있었고, 파카 안에는 22구경 반자동 권총이 발견되었으며 권총에는 혈흔이 묻어있었으며, 들고있던 박스를 열자 박스 안엔 피 묻은 종이와 걸레조각등이 들어있었다.

 

경찰서에서 취조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릭의 방을 수색하고 있었다. 방 안 가득 더러운 꼴이 경찰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대다, 알수 없는 악취는 사람들의 온전한 정신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음식과 물잔엔 핏자국이 가득했고 부엌에선 몇 조각의 뼈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냉장고 안에 있는 접시마다 다양한 신체 부위가 이쁘게 담겨있었다.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정돈이 잘 된 것은 냉장고 안의 신체 부위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피칠갑한 믹서기가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 무엇을 넣고 갈았는지 악취가 심했다. 개 목걸이 세 개가 발견되었고, 테이블 위에는 과학 서적에서 오려낸 신체 기관들을 표현한 그림 또는 사진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으며, 옆으로 달력이 걸려있었는데 에블린이 살해되던 날에 "오늘"이라는 표기가 있었고, 같은 단어가 연말까지 마흔 네 개나 적혀있었다.

 

리처드 트렌튼 체이스

 

 



 

 



직접 사용한 믹서기



 

 



연행되는 리처드 트렌튼 체이스

 



 

 

 

붙잡힌 릭은 재판이 여러번 연기되었다. 이유는 릭의 정신감정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당시 한 전문의가 릭과의 상담을 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릭, 만약 잡히지 않았다면 범죄을 계속할 생각이었습니까?"

 

"처음 사람을 죽였을 때 있잖아요. 그건 일종에 사고였다구요. 내 차가 고장이 났었는데, 가뜩이나 엄마랑 싸우고서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다란 생각만 하는 와중에 변속장치가 고장난 거에요. 난 아파트를 얻어야하는데 말이죠. 엄마가 크리스마스에도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구요! 그전엔 같이 저녁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했는데.. 엄마가 날 들어오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갈 곳이 없어서 사람을 죽인거라구요.

또 두 번째는 흥, 그 사람들은 부자였어요. 어찌나 으리으리하게 해놓고 살던지... 단지 심술이 났을 뿐이에요. 더구나 난 지속적으로 이웃들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었어요. 날 우주로 추방하려고 혈안이 된 그들, 내 피를 빨아먹으려는 심산을 내가 모를 줄 알았던가봐요. 바보같이.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여자를 쐈는데 피가 나잖아요. 그래서 내 피가 말라가고 있었으니 그녀의 피를 마셨던거에요. 사람들은 바보에요. 난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던 중이었거든요.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조종해서 날 중독시키고 그로인해 돈을 벌고 있었어요. 내가 더 말을 듣지 않으려하자 엄마는 날 내쫓았고 내 피를 빨아먹으려한거에요. 어쩌면 이번 기회에 그들의 음모를 밝힐 수 있을지도 몰라요! 도와주세요!!"

 

당시 그를 면접한 전문의는 그의 이야기엔 일관성이 결여되어 횡설수설하며 본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다고 기록하였고, 릭을 붙잡는데 큰 일을 한 레슬러와의 면담에서도 그는 비슷하게 횡설수설했다.

 

"난, 솔직해요. 사람을 죽인 걸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잖아요? 생각을 해보세요. 나는 죽어가고 있어요. 살기 위해선 동물이든 사람이든 간에 피를 얻어야하는데 그럴려면 죽여야하잖아요. 그들은 내가 죽어가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내게 자신들의 피를 나눠주는 선행을 배풀지 않아요. 그래서 죽인거에요. 제 생명이 위태로운 이유는 바로 비눗갑 중독때문이에요. 이걸 알려드릴께요. 경관님도 오늘가서 확인해보세요. 만약 집에 비눗갑의 밑이 보송보송 말라있다면 당신은 아직 중독되지 않은거에요. 하지만 축축하게 젖어있다면 당신도 나와 같은 음모로 인해 중독이 된거에요. 이 비눗갑에 중독되면 어쩔 수 없어요. 피를 마셔야해요. 사실 사람을 죽여 피를 보충하라는 지령은 이 지구 위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UFO와 나치가 저에게만 살짝 텔레파시로 알려준거에요. 안그럼 저는 죽었을테니까요. 자, 이쯤 설명햇으면 당신은 제가 저지른 범죄이 정당방위였다는 걸 충분히 아셨겠죠?"

 

 

레슬러와의 면담 중 릭은 참 이상한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저는 사람을 죽이라는 메세지를 받게 되면 길에 나가서 아무 집이나 문을 흔들어보고 다녔어요. 문이 잠겨 있으면 들어가지 않았고, 열려있으면 들어가서 범죄을 저질렀죠."

 

"문을 따는 능력이 없어서 입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문을 부수고 들어갈 수도 있었을텐데요."

 

"에, 그게 무슨 말이에요. 레슬러씨, 문이 잠겨있다는 건 환영받지 못한다는 뜻이잖아요. 그들은 문을 열어두므로써 저를 환영해줬다구요."

 

 

이렇듯 자신의 이야기를 횡설수설하던 릭은 1978년 5월 8일 여섯 건의 일급 범죄에 대한 평결이 내려졌는데, 법원은 릭에게 샌 퀜틴 교도소 가스실에서의 사형을 언도했다.

 

하지만 형을 언도받은 릭은 바로 샌퀜틴 교도소로 보내졌는데, 그는 그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죄수들은 그를 따돌리고 약올리며 협박하며 그를 괴롭했다. 이에 고도소 소속 심리학자와 정신과 전문듸들은 그를 정신병자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를 고려해 정신질환 범죄자 전문으로 수용하는 배커빌 교도소로 이감되었는데, 그는 1980년 크리스마스 직 후, 배커빌 교도소 감방 안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다. 자신에게 소속 정신과에서 지급되는 항우울제 및 항환각제를 간수 몰래 모아두었다가 음복함으로써 기괴한 삶을 자살로 마감했던 것이다. 당시 그의 몸무게는 고작 47Kg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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